환경의 날에 이스터 섬의 교훈을 되새기자

제10회 환경의 날을 맞아

2005-06-02     영광21
6월5일은 UN이 지정한 세계환경의 날이다. 1972년 6월5일부터 6월16일까지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라는 주제를 가지고 UN인간환경회의가 개최됐는데 여기에서 세계각국정부 대표들이 모여 <인간환경선언>을 했다. 좋은 환경을 누리는 것은 인류공통의 권리이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환경보전을 모든 정책중에서 최우선적인 의무로 할 것을 선언하고,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6월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정하고, 지구환경문제를 좀더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갖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지자제가 실시된 후 곳곳에서 주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개발을 하지만 그런 것 같지 않고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추진한다는 개발도 솔직히 말하면 일을 크게 벌려야 떡고물이 크니까 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도처에서 마구잡이로 환경이 훼손되고 있는데 세계환경의 날을 맞이해서 이스터섬의 교훈을 되새겨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스터섬은 남아메리카 서부 해안에서 370km나 떨어져 있고, 면적은 120km 정도 되는 곳이다.

역사상 가장 전성기때 이스터섬 전체 인구는 7,000여명에 달했다. 오늘날 섬 전체에는 ‘모아이’라 불리는 평균 6m 높이의 거대한 돌조각이 600여개나 흩어져 있다.

이 석상을 세우는데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석상에 사용할 돌들이 생산된 채석장은 섬 반대쪽에 있었다. 이 거대한 석상을 운반하기 위해서는 분명 통나무받침이 필요했다. 결국 나무가 울창한 숲에서 석상을 운반하기 위해 나무를 베기 시작하면서 1,600년경에는 이미 섬 전체의 모든 나무가 사라지게 됐다.

1,500년경부터 나무가 부족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집짓기를 포기하고 동굴에서 생활해야 했으며, 한 세기 후 모두 사라져 버린 뒤에는 남아있는 자원만으로 생활해야만 했다.

그들은 바위틈이나 호숫가에서 자라는 갈대로 만든 오두막에서 살았으며, 통나무가 필요한 카누를 만들 수 없었고 멀리 이동할 수 없는 갈대보트가 고작이었다. 그물재료도 구할 수 없자 고기잡이도 어려워졌다.

또한 동물분뇨가 부족해서 작물에 빼앗긴 영양분을 보충할 길이 없어 토양도 심하게 손상됐다. 그 결과 작물수확이 엄청나게 감소하였다.
점점 감소되는 자원만으로는 7,000여명의 인구를 먹여 살리는 것이 불가능해져 섬 인구는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제 나무도 없어지고 카누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외딴섬에 갇혀 스스로 만든 환경파괴의 결과를 피할 길이 없게 되었다.

결국 줄어드는 자원을 둘러싼 갈등마저 점차 심화돼 마침내는 전쟁이 끊이지 않는 상태가 됐다.
이스터섬 주민들은 자신 등이 외부세계로부터 거의 완전히 고립돼 있어 자신들의 생존자체가 이 작은 섬의 한정된 자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야 했다.

그들은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체계를 고안해낼 수 없었다. 대신에 아무 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중요한 자원을 소비했던 것이다. 이스터섬의 운명은 우리에게 큰 의미를 준다.
이스터섬과 마찬가지로 지구에도 우리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지하자원이 제한돼 있다.

섬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인류도 지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지난 200만년동안 인간은 늘어나는 인구와 점점 복잡해지는 기술문명과 진보하는 사회를 감당하기 위해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고 더 많은 자원을 뽑아 쓰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제는 과연 인간은 자신들이 쓸 수 있는 지하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고 자신들의 생명을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파괴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내는데 이스터섬의 주민들보다 더 성공적이였는가를 반성할 때다.
서한태이사장<목포환경과건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