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지역내 구(舊)질서와 변화·개혁
영광지역내 구(舊)질서와 변화·개혁
  • 영광21
  • 승인 2003.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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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21시론 - 아직도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플까
'변화'와 '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집권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대선패배로 한동안 숨죽이고 있던 한나라당도 당내 개혁을 주창하고 있다. 모두가 변화와 개혁을 외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노무현 정부 출범 100일을 앞두고 한쪽에서는 개혁이 예상했던 기대치에 못미친다고 질타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개혁세력의 층이 생각보다 대단히 얇고 조급하다며 개혁추진을 지켜볼 것을 주문한다.

이러한 상호 견해차이는 제도나 시스템의 변화속도 보다도 국민의 사고와 인식 폭이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맞는 충돌, 또는 옛 질서가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는 과정에 겪는 과도기라고 생각된다.

작금의 화두인 변화와 개혁은 일정한 기존질서를 오늘의 시점에서 볼 때 시대정신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가하는 기준에서 출발한다. 구질서가 새로운 질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낡은 퇴물로 규정돼 변화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IMF사태를 겪으며 한 사람, 한 조직이 갖는 의미는 무척 커졌다. 아이템 하나가 수백 수천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나타내는 등 요즘은 기존의 제도, 시스템에서는 생각할 수 없던 일들이 공공연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역리더 골목대장격 역할 스스로 좌초
외부사회의 역동적인 변화와 관련해 우리 지역에 눈을 돌려보자. 간혹 우리 지역을 외부사회와 견줘볼 때 '경쟁력과 우위를 가지고 있는가' 하고 생각해 보면 희망섞인 답변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열악한 재정이라든가 농촌지역의 전반적인 상황 등 여러 이유가 거론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현재 지역사회를 이끌어 간다고 하는 자칭 지역리더들의 언행에서 일반 주민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엿볼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일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능동적인 사고와 자세속에 경쟁력을 키우는 일은 특히 지역사회 리더들이 앞장서서 추구해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현실은 구태의연한 방식과 행동으로 그들 자신을 '골목대장격' 역할로 옭아매고 있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노무현 정부의 출범이 가져다 준 변화중 하나가 더 이상 구태의연한 사고와 행동으로는 경쟁에서 밀리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세상은 주·객관적으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또 그렇게 나아가고 있다.

시대조류라는 것은 누가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시대상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할 때 과거 경륜이 밑천이 돼 성장가능성이 현실화된다고 생각한다.

과거 기득권·권위로 우위 점하려는 현실
하지만 작금의 지역현실은 아직도 과거의 기득권과 권위로 우위를 점하려는 태도가 남아있다. 심지어는 변화를 거부하며 상대를 적대적 관계로 설정해 새로운 싹을 자르려는 후안무치한 행태도 보이고 있다.

자신의 경쟁상대를 주변에서 찾는 게 좋다거나,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 안에서만 으뜸이 되려는 소아병적 태도를 지역리더의 참다운 자세라고 할 수 없다. 그들이 한발 더 나아가는 안목과 식견이 있어야 이를 밑천삼은 후배세대들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옛 속담에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사람인 이상 어느 누구나 가슴 한구석에 가질 수 있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이, 생각이 아닌 외형적 언행으로 표출될 땐 자체 발전은 커녕 자승자박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구질서가 현존질서로부터 존중받기 위해서는 도도히 흐르는 시대의 물줄기를 거슬리지 말고환골탈퇴해야만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 인식도 없이 과거의 소아병적 사고에 집착한다면 결과는 확연하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받은 위임권한을 남용해 교각살우(矯角殺牛)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김세환 기획팀장 kimsh@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