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단오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 영광21
  • 승인 2003.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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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제 6월 초순이면 영광군을 대표하는 축제인 단오제가 법성포에서 열린다.

두산세계백과사전에는 법성포 단오제를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에서 벌이는 서해안 최대 규모의 단오절 행사"라고 요약하고 있다.

그리고 본문에 들어가서는 "영광군의 민속축제로 400여년을 이어온 서해안 최대의 단오절 행사이다.

조선 중기부터 매년 행해져 온 전국 규모의 행사로서 동쪽의 강릉단오제와 함께 동·서 단오제로서 쌍벽을 이루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았다.

(중략) 주된 행사는 용왕제 인의제 당산제, 한제와 같은 제전행사이고 민속놀이로는 선유놀이 투호 그네 씨름 제기차기 등을 한다(이하 생략)"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는 법성포 단오제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행사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일부에서는 단오제가 법성포에서 열린다는 이유만으로 법성포만의 지역행사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단오제는 법성포라는 지역에 한정된 행사가 아니라 영광을 대표하는 축제인 것이다.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각 자치단체는 앞을 다투어 '굴뚝없는 산업'인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축제를 만드는 붐이 일어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삼았다.

영광군과 인접한 장성군과 함평군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장성군은 소설속의 주인공인 홍길동을 부활시켜 축제를 만들었고, 함평군은 청정지역의 상징인 나비를 앞세워 나비축제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 영광은 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단오제라는 기가 막힌 문화적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으니 깊이 반성할 일이다.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단오를 중요한 명절로 여겼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기록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고대 마한의 습속을 적은 위지(魏志) 한전(韓傳)에 의하면, 파종이 끝난 5월에 군중이 모여 서로 신에게 제사하고 가무와 음주로 밤낮을 쉬지 않고 놀았다고 한다.

또 민간에서는 단오를 일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하여 큰 명절로 여겼다. 그래서 남자들은 음식을 장만하여 창포가 무성한 못가나 물가에 가서 물맞이 놀이나 씨름을 하면서 충만한 양기를 발산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단오는 각종 전염병이 극성을 부리게 될 여름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전염병은 나쁜 귀신이 퍼뜨린다고 믿었던 옛날 사람들은 향기를 가진 창포물로 씻음으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였는데 이는 주로 여인네와 어린아이들에게 행해졌다.

이렇게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 한 단오가 오늘날 지역민들에 의해서 이나마라도 명맥을 유지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물려주신 훌륭한 유산인 나눔과 어울림의 한마당인 단오는 '옛것을 지킨다'라는 입장과 '새로워져야 한다'는 입장의 적절한 조화를 통하여 한단계 승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 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관광자원과 연계한 종합적인 계획안에서 '관광영광'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계승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박 찬 석<본지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