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선택이 나라와 지역 바꾼다
슬기로운 선택이 나라와 지역 바꾼다
  • 영광21
  • 승인 200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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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각 당이 17대 총선에 대비한 선대위를 발족하거나 내부정비를 마쳐 사실상 득표전이 시작됐다. 이번 총선은 16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실망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치뤄진다.

이번에야말로 온전한 심판으로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제대로 된 심판을 하자면 신경 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각 당의 천막정치, 택시정치 등 겉모습에 현혹돼서는 안된다.

정책과 실적, 노선의 과거와 미래 등 본모습을 살펴야 한다. 평소의 개혁자세도 평가요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구와 비례대표 공천 내용도 참고해야 한다. 공천을 받은 인물에 대해서도 꼼꼼하고 세심한 검증이 필요하다.

최근 여론의 향배를 보자면, 탄핵정국으로 열린우리당에 대한 전국적인 지지도가 놀랄 만큼 상승하였다. 이런 현상은 우리 영광지역에서조차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는 총선이라는 강요된 상황에서 벌어진 차선 또는 차악의 선택이지 최선의 선택으로 보기는 어렵다. 어떻게 보면 열린우리당은 길을 걷다가 운좋게 지갑을 주운 것처럼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전도양양한 정당이 된 것이다.

전국을 뜨겁게 달군 탄핵정국은 많은 국민들에게 이념적 선택의 전환을 가져왔다. 지역주의와 기득권에 기생해온 부패한 보수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수구보수세력의 종말이 온 것이다. 보수에서 진보로의 국민들의 이념적 지향성의 전환은 노무현 정권이 탄생되었을 때에 곧바로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이 수구보수세력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을 탄생시킨 진보세력의 개혁요구를 외면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미루어진 것이다.

소수당이란 한계로 인하여 수구세력의 발목잡기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개혁적인 변화로 국민을 설득했어야 했다. 국민의 힘을 개혁의 추진력으로 삼았어야 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은 우왕좌왕 정권이라고 풍자될 정도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야기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여 국민들에게 진보와 개혁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탄핵반대로 수구적 보수의 종말이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이념적 대안으로 곧바로 진보가 선택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열린 사회로 변모해 왔다. 서구와 같은 시민혁명이 없어 열린 사회로의 전환을 명시적으로 인식할 수 없었을 뿐이지 변화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6월항쟁을 통해 비교적 자유로운 정치공간이 확보되면서 시민의식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불필요한 규범이나 관습으로부터 벗어나려 했으며, 정책이나 제도에 대해 의사를 표현했다.

사회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욕구는 디지털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부분 해소될 수 있었다. 수평적, 상향적,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무수히 발전했다.

막강한 자본력이 없어도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영향력 있는 언론을 온라인 상에 세울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토론문화도 활성화되어 있다.

타당하기만 하다면 자신의 주장을 쉽게 공론화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즉각 논평을 낼 수도 있다. 촛불시위에서 보듯 표현방식까지 변화되어 있다. 시민들은 분노마저 즐겁게 표현한다.

4 15 총선이 보름 남짓 남았다. 슬기롭고 지혜로운 선택의 그 날이 지나면 정치는 정치권에 맡기고 우리 모두 한번쯤 아름다운 산과 들로 봄놀이 가도 좋은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야무진 기대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