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전통계승 앞장선 지역 ‘대부’
교육과 전통계승 앞장선 지역 ‘대부’
  • 박은정
  • 승인 2011.04.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성화 / 전 영광향교전교
영광읍 도동리에 위치한 한적한 주택에서 만난 강성화(84)씨.
그는 겨우내 묵었던 정원을 정리해 주는 한 어르신을 따뜻한 햇볕아래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나이도 먹고 움직임도 활발하지 못한 나 같은 사람을 무엇하러 소개하려고. 더 훌륭한 사람이 많으니 다음에 내가 따로 연락을 할게요.”

바로 이웃에 자리하고 있는 도동리경로당에서 마을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고 돌아온 강 씨는 다리가 불편해 병원에 요양중인 아내수발을 나서기 위한 채비를 하며 못내 취재를 사양했다.

불갑면 부춘리에서 2남3녀중 차남으로 태어난 강 씨는 일찍이 교직에 입문해 51년간 근무하다 영광초 교장을 마지막 임기로 퇴임했다.

말이 51년이지 그가 교직에 몸담은 세월은 반세기를 넘긴 시간으로 그동안 무수한 제자를 양성했고 본분을 잃지 않는 반듯한 교직자로 평생을 몸 받쳐 일했다.

특히 강 씨는 제자들에게 잘못된 점에서는 엄했지만 실수한 부분에 대한 용서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자상한 교사로서 늘 인자한 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이처럼 제자사랑이 충만했던 강 씨는 2남4녀의 자녀에게도 ‘사랑’을 잃지 않는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자손들에게 따뜻한 정을 듬뿍 전달하는 집안의 어른으로 존경받고 있다.

장남인 영광군의회 강필구 의원은 “보통 아버지들은 자식들이 처음 실수를 했을 때는 용서를 하지만 반복적인 잘못을 저지르면 호통을 치며 심하게 꾸짖는 것이 당연하다”며 “하지만 아버지는 자식들의 잘못에 한번도 화를 내보신 적이 없고 속상함을 속으로 삭히시며 따스함으로 용서하고 격려하는 정이 많은 분이시다”고 표현했다.

이렇게 ‘제자사랑’과 ‘자녀사랑’이 풍족했던 강 씨는 교직을 퇴직한 후에도 전라남도교육위원을 역임했으며 영광교육청(현 영광교육지원청) 교육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또 영광군진주강씨종친회장으로 활동하며 문중의 대소사를 이끌고 책임졌으며 영광향교 전교를 맡아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지역문화를 숭배하는 일에 앞장섰다.

현재는 영광교직회 고문으로서 후배 교직자들의 지역교육발전을 위한 활동의 조력자가 되고 있다.

제자들에게는 훌륭했던 은사님으로, 교직자들에게는 우의가 깊었던 동료 또는 선배로 기억되고 있는 강 씨.

그는 80세를 넘긴 노인으로 자신을 감추는 겸손함 뒤에 숨어 있었지만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 마음속에는 점잖하고 좋은 사람으로 그 빛이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