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김용수<영광경찰서 서부지구대>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사람들이 지칠데로 지쳐 생활 자체가 짜증스러울 때가 많다. 그래서 인지 경찰서나 순찰지구대에 접수되는 신고가 부쩍 늘었다.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가 없어졌다” 신고하고 “누구에게 맞았다” 신고 등등.물론 이같이 범죄 피해 신고나 교통관련 신고야 탓 할 수 있으랴. 적극 권장하고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위와 같이 필요한 신고는 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신고 같지 않은 신고가 더 많으니 문제다.
‘이웃집 화장실 냄새가 나 못살겠으니 말려달라’ 느니 ‘자기가 기른 개에게 물렸으니 개를 잡아 달라’느니 사소한 의견 충돌로 인한 언쟁에도 우선 신고부터 해 놓고 본다. 출동하고 보면 그저 황당하고 아연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무더운 날씨 탓에 사람들이 인내에 한계를 느껴 참을 수 있는 일도 참지 못하고 그러려니 하고 날씨 탓으로 돌리지만 그러기에는 뒷맛이 씁쓸하다. 필자의 집 부근에는 공공도서관이 있다. 공공도서관이다 보니 무더운 이 여름철에도 냉방이 완벽하다.
집안에서 선풍기 하나에 매달려 헉헉거리다 가도 책 한권을 들고 도서관에 가면 하루 종일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 물론 입장료도 없다. 시원해서 좋고, 집안 전기료 아껴서 좋고 책을 읽을 수 있으니 마음의 양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고 이거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닌가?
이 무더위에도 조금만 기지를 발휘하면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삶의 지혜가 아닌가 한다.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