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21시론
변변한 향토기업 하나없는 영광에서 레미콘 아스콘 등을 생산하는 (주)금광이 지난주 최종 부도처리됐다. 금광은 지역경제 측면에서 보면 영광읍 연성리에 있는 영광공장을 비롯해 군서농공단지와 광주 고창 김제 등에 공장을 두고 운영돼 온 제법 규모있는 회사로 알려졌다. 그러나 2년여전부터 나타난 악재로 지난 13일 은행에 돌아온 1억여원대의 어음을 막지 못해 결국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미 상당수 사람들에게 금광이 어렵다는 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부도사실이 새삼스런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변변한 기업이 없는 열악한 지역경제여건상 하나의 중견업체가 무너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또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기업 하나라도 지역에 유치해 고용창출 등을 이뤄 지역낙후를 극복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한 일 방편으로 우리지역이 가지고 있는 전력생산시설인 원전을 활용해 유치를 희망하는기업체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과 협의해 전기료 감면 혜택 등을 주면서라도 기업유치를 해야 한다고 나름의 복안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필자는 금광이 처한 상황을 듣고 한달여 전쯤 금광이 부도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은 어떠할지 영광군청 지역경제과 일선 관계자에게 문의한 적이 있다. 답변은 파악된 자료가 없다고 감단 명료했다. 그때가 인사이동이 있던 시점이라 이해할만했다. 그리고 이번 부도발생후 재차 해당 주무 책임자에게 문의했다. 이번에는 일반 '사기업'의 현황을 행정기관에서 굳이 파악하고 있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필자가 생각하는 행정기관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지식이 일천한 지 아니면 너무나 높은 역할을 기대했던 탓인지 답변은 의외였다. 규모로 금광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몇년전 광주에 있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또 90년대 후반 영암군에 있는 지금의 현대삼호조선소(옛 한라조선소) 부도사태때 행정기관이나 지역상공인들이 '사기업' 회생을 위해 어떻게 움직였는지 되새겨졌다.
특정 사기업을 놓고 가타부타 이야기하는게 그렇지만 금광이 차지하는 지역내 위상이나 고용유발 효과 등은 정확한 통계를 파악할 수 없어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지역내 크고 작은 행사때, 예를 들면 군민의 날이나 각종 사회단체 등의 행사때 금광이 협찬처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 영광에서 그리 적지 않은 규모의 회사로 짐작(?)된다.
경제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는 상가가 잇따르고 있다. 아주 작은 자영업도 있고 아예 문만 열어놓고 일을 하지 못하는 법인체도 여럿 있다. 이들도 사기업이다. 전남인구 200만명선이 지난 6월말 무너졌다. 우리 영광도 수치상으로는 인구 6만시대에 접어든 지 오래다. 현실은 더 처참할 지경일 것이다. 이들이 고향이나 생활터전을 등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경제사정이지 않겠는가.
기업이미지는 차치하더라도 금광의 부도사태에서 보는 영광군 행정에 대해 느끼는 씁쓸함이 혼자만의 과욕에서 비롯됐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주민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과연 궁금하다.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