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주년 되돌아본 영광21 ② 신문속 요지경
<영광21> 상근자들은 자신을 속칭 ‘1주일짜리 인생살이’로 비유하곤 한다. 신문제작이 1주일마다 이뤄지는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하루살이 인생’에 빗댄 말이다. 매주 목요일마다 독자들이 접하는 <영광21>신문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까? 또 신문발행에서 나타나는 문제, 애피소드는 없었을까. 지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본지가 지난 9월부터 특별한 코너를 신설했다. 신문발행후 신문에서 나타난 실수, 대표적인 경우가 오자 및 탈자인데 이를 찾아내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사은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신문 방송 등 많은 언론매체들이 자막이나 기사보도 과정에서 각종 오·탈자 사고를 일으킨다. 신문매체의 경우 특히 인력이 열악한 지역주간신문의 경우 오·탈자가 없는 게 이상할 정도로 다반사다. <영광21>도 창간후 지금까지 오·탈자와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오·탈자 사고도 경중이 같은게 아니다. 특정명사가 아닌 경우는 독자들도 그러려니 넘어가는 여유가 있다. 하지만 인물의 이름에서 나타나는 오자 등은 우리나라 사람의 의식속에서 상당히 언짢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간혹 신문사 내부에서 일찍 발견하고 당사자에게 먼저 사과를 하게 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때에 따라서는 필자 자신도 모르고 지나는 경우도 많다.
단위환산 잘못보도 인터넷 ‘시끌벅적’
이러한 오·탈자 사고는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파장이 상당한 경우도 간혹 있다. 대표적인 사례 하나. 지난 2002년 6월 지방선거후 당선된 재산신고의무 대상 공직자에 대한 재산변동사항을 2003년 3월 신문에 공개했다. 그러나 단위환산을 잘못해 무려 10배 차이의 재산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보도직후 군청 인터넷사이트에서 이의 의혹규명(?)을 요구하는 각종 글이 당일부터 게재되기 시작했다. 본사가 곧바로 본사 인터넷사이트 등 해당 사이트에 정정을 해도 잘못된 기사로 인한 소동이 이틀가량 진행돼 본사를 비롯해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한 사례다.
또한 오·탈자는 아니더라도 교정 과정에서 편집이 잘못되는 사례도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번 6·5 보궐선거 때다. 본지가 선거를 앞두고 발행한 신문에서 4명의 전남도지사 후보와 6명의 홍농읍군의원 후보 경력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특정 군의원 후보의 전과기록이 특정 도지사 후보의 전과기록란에도 똑 같이 편집돼 인쇄된 것이다.
매주 목요일 영광읍 상가를 비롯해 다중이용시설 그리고 아파트마다 배포되는 <영광21>. 잘못된 보도라는 사실확인은 이미 수천부의 신문이 배포완료된 상황에서 알게 됐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이미 배포한 신문수거는 물론 해당후보의 지역 및 선거본부 관계자 등에게 실수로 인한 명백한 본사의 잘못이라고 사과하며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당사자측에서는 ‘법적 조치’운운하며 막무가내.
선거앞두고 후보자 전과기록 잘못 기재
본사는 이와는 별도로 해당 신문을 폐기하고 잘못된 부분을 정정해 그날 오후 재인쇄해 독자와 광고주들에게 배포함으로써 피해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특정후보측에 대해 넓은 의미에서 유무형적 피해는 물론 본사 입장에서도 곱절의 인쇄비용 등 이중삼중의 피해는 어찌할 수 없었다. 순간의 방심이 경우에 따라서는 큰 피해를 자신뿐 아니라 불특정다수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비슷한 사례로 편집 실수도 빼놓을 수 없다. 신문사에는 소위 데드라인(Deadline)이라는 게 있다. 곧추 풀이하면 ‘죽음의 선’, 언론계에서는 피를 말리는 듯한 기사 마감시간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마감시간은 신문사 내부적인 자체 마감시간도 있지만 인쇄소와의 마감시간도 있는데 1분1초가 전쟁이다. 마감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제시간에 인쇄를 하지 못해 발행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쟁을 치르다 보면 꼭 사고가 생기기 마련. 올 2월 발행한 본지 제65호 1면 광고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미 예정된 광고가 게재돼야 하는데 그만 64호 1면 광고가 다시 게재된 것이 아닌가. 대외적인 이미지 추락(?)은 물론 광고료 수입도 잃은 경우다. 이 보다는 약한 경우지만 시간에 쫓기다보면 오·탈자를 뻔히 보고도 마감을 짓는 경우도 과거엔 비일비재했다.
대소사고 있어도 잘못된 언론행태 ‘사절’
특히 올해는 작은 사고를 제외하더라도 유난히 대형사고가 많이 발생했던 점을 지면에서나마 공개한다. 다름아닌 편집과정에서 최종 확인을 거치지 못해 잘못된 지면으로 인쇄돼 재인쇄를 세차례나 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는 속칭 줄광고로 불리우는 생활광고에서도 나타났다.
일반 박스광고가 보다 높은 고액광고지만 잘못됐을 경우 광고주에게 정중히 사과하며 재게재를 약속하면 십중팔구 이해하고 받아준다. 하지만 줄광고의 경우 이와는 전혀 다르다. 특히 연로한 광고주들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 ‘봐달라’고 읍소하며 사정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지면 자체가 잘못 게재된 경우와 같은 대형사고(?)의 경우 용단을 내릴 수밖에 없던 사례였다.
이 같은 크고 작은 사고를 거치며 지령 100호 발행을 맞은 <영광21>의 상근자들은 그래도 자부하는 부분이 있다. 아직도 일부 언론에서 나타나는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보도행태는 절대 사양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세만큼이나 크고 작은 실수, 사고가 없는 신문발행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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