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에는 ‘쌀맛나는 세상’을 기대한다
을유년에는 ‘쌀맛나는 세상’을 기대한다
  • 영광21
  • 승인 2005.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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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바라는 소망하나
지역경제 근간인 농업 잘돼야 지역경제 회생
2004년 갑신년 농민들의 가슴에는 피맺힌 한과 분노를 삼키며 저주받을 개방농정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길 위로 수없이 내댕동이 쳐졌습니다. 망국적인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된 이후부터 수많은 토론회와 정부주최 회의에 참가하면서 개방에 대비해 몰락해 가는 한국농업의 회생을 위해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농정을 시급히 수립할 것을 누누이 얘기해 왔습니다.

한편으로 농민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쌀이지만, 민주적 방식과 국민적 합의로 풀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농민 스스로가 총투표를 준비하여 90%대의 높은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우리 농민들 스스로가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깨우치는 과정으로 만들어왔습니다.

때로는 20만이 넘는 대중집회를 통해, 때로는 자식같은 논을 갈아엎으면서까지 우리 국민들과 정부가 농민들의 의견에 진심으로 귀기울여 줄 것을 호소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간절한 호소와 민주적 의견개진은 언론에 의해 외면당하고 정부에 의해 철저히 무시당해 결국 남은 것은 허탈감과 배신감뿐입니다.

2004년 쌀재협상은 전문가들조차도 쌀의무수입물량 8%, 소비자시판 30% 허용만으로도 국내 쌀시장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번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관세화유예가 끝나는 10년 이후 자동관세화는 것을 수용했다’ ‘쌀 이외의 품목에 대해서 추가적 이면합의를 해 줬다’는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만년 지켜온 민족농업이 파탄나고 식량주권이 외세에 강탈당할 위기에 처해있는데 우리가 무엇을 더 양보하고 주저할 것이 있단 말입니까! 다가오는 2005년 을유년 새해에는 적어도 쌀만큼은 자급자족해 민족의 식량주권을 지켜내는 정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지역경제의 근간이며 농업의 원천인 쌀농사를 온 군민이 함께 지켜내는 성숙한 군민의식을 기대합니다. 쌀이 살아야 농업이 살고 농업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국가의 기틀이 바로선다는 단순한 진리를 꼭 지켜내는 ‘쌀맛나는 세상 2005년’을 만들어 갑시다.

정정옥 회장 / 영광군농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