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주의와 경제논리, 무한경쟁의 사회적 토양에 포획된 교육행정의 일방주의로 그간 참으로 많은 농촌학교가 분교, 폐교의 운명을 맞이했고 지금도 그 위기의 중심에 서있는 학교가 부지기수이다 아이들은 모름지기 규모가 큰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게 해야한다는 어른들의 뿌리깊은 고정관념은 작은 학교의 수많은 장점을 간과하고 아이들의 먼 미래를 통찰하지 못한 철저한 어른의 논리에 불과하다.
21세기의 화두를 환경, 여성, 지역이라 말한다. 개발만능, 남성중심주의, 대형도시 중심의 사회적 시스템이 보다 더 높은 가치를 향해 진보할 것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미래의 아이들은 이와 같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자기 것화 할 때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차별의 일상화와 자기중심주의적 사고의 아이들은 이웃과의 연대와 협력, 이타적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결국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농촌의 작은 학교는 오히려 새로운 개념의 21세기형 인간을 배출하는 훌륭한 공간인 셈이다. 학부모를 중심으로 주민과 함께 작은 학교살리기 운동을 전지역적으로 벌여 아이들은 물론 지역사회의 새로운 활력과 질높은 교육 나아가 전인적 인간교육을 구현하는 산실로 만들어가야 한다.
지속적으로 농촌학교살리기 운동을 전개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전북지역의 사례는 위기를 희망으로 바꾼 모범사례이며 우리 모두가 따라 배우고 함께 해야 한다. 서울 강남의 부의 세습과 서울대 패거리주의가 단순한 병리현상이 아닌 한국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으며 미래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범임을 우리 모두는 자각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지역에 산재한 작은 학교에 눈을 돌리자. 지역내의 작은 학교를 살리고 가꾸는 연대모임과 잦은 교류를 통해 학교의 역사를 새로 쓰는 협력과 관심이 절실하다. 예산의 현실화와 동문, 지역사회의 든든한 뒷받침, 학부모 교사들의 헌신적 노력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최근 홍농초등학교 동명분교 학부모 교사들이 마음을 합쳐 벌여가고 있는 학교경관 바꾸기, 창의적 교육과정 개발, 관내 뜻있는 학부모들의 작은학교 보내기 흐름을 조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될 교육자치의 새시대에 걸맞는 지역교육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작은 불씨의 역할이 될 것이다.
교육은 현실과 현상에 순응하지 않고 본질을 추구하는 유일한 영역이기에 교육정책의 올바른 정착을 교육당국에 전담시킬 수 없는 것이며 학교운영위원회의 실질적 심의·의결기구화를 바탕으로 학부모 지역사회의 일관된 관심과 지원, 모든 아이들의 경쟁력이 곧 내아이의 경쟁력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새겨보아야 한다.
대형화된 도시가 흉내낼 수 없는 소지역교육, 농촌교육의 현대화와 부단한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꿈과 희망이 약동하는 삶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세대적 책무를 다하는 새로운 사고와 지역의 합의를 제안한다.
주경채 집행위원장<영광군농업발전기금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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