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란 국회가 행정부에서 실행한 국정에 대해 하는 감사로 정부가 한 해 동안 나라살림을 제대로 했는지 따질 것은 따져보고, 고칠 것은 고쳐나가는 국회의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국정감사는 납세자인 국민이 낸 돈을 정부가 낭비하지는 않았는지, 국정수행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내년도 각 부처의 예산안이 과연 적정하게 책정되었는지를 따질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국정감사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베이징 6자 회담의 타결과 앞으로의 합의이행을 위한 대책, 옛 국가안전기획부와 국가정보원의 불법 도ㆍ감청 문제, 8ㆍ31 부동산 종합대책, 국방개혁안 등의 현안을 둘러싸고 여야 사이에 공방이 예상된다.
또 1997년 대통령선거 당시 불법 정치자금 제공으로 도마에 오른 삼성그룹과 2008학년도 입시안으로 '본고사 부활' 논란을 일으킨 서울대 등도 의원들의 집중해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동안 각 상임위에서 진통을 겪어온 사립학교법 개정과 쌀협상 비준동의안 처리, 이건희 삼성 회장의 증인채택 문제 등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도 커다란 관심사다.
해마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면 실망을 한 터라 그다지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각 정당마다 국정감사에 임하면서 밝힌 포부가 실로 대단해 어리석게도 다시금 실낱같은 기대를 갖는다.
열린우리당의 경우에는 '국민참여형 국감'을 만들겠다며 일찌감치 사이버 국회의원을 모집하고 실생활에 밀접히 연관된 정책을 점검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세금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참여정부 전반기의 실정을 철저히 평가하겠다고 기세를 올리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은 정책국감을 하겠다며 '양극화 해소, 사회공공성 실현'을 핵심과제로 삼고 시작부터 증인채택 문제를 제기하면서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고 있다. 게다가 천방지축인 노무현 대통령마저 '정기국회가 중요하니 이 기간에는 논란이 될 수 있는 정치적 사안은 제기하지 않겠다'며 모처럼 속이 든 발언을 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를 갖게 한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국정감사 때만 되면 항상 국회의원들의 입에서는 민생국감이니 정책국감이니 하는 말들이 쏟아졌지만 막상 국감이 끝나고 나면 국민들은 구태를 답습한 함량미달의 결과에 참담함을 겪어야만 했다.
언론의 각광을 받기 위해 무책임한 폭로와 정쟁을 일삼고,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수준 이하의 질의를 중복함으로 인해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고, 자기 순서만 지나면 자리를 비우는 행위 등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활동을 보임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던 게 사실이다.
바라건대 올해 국정감사는 무엇보다 참여정부 절반을 평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남은 기간의 올바른 방향과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성과를 거두기 바란다. 오래 지속된 어려운 경제로 인해 고달픈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힘이 솟게 하는 활력소를 선사하는 국정감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박찬석 / 본지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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