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으로 자리잡은 영광신문 귀중
지역신문으로 자리잡은 영광신문 귀중
  • 김세환
  • 승인 2005.10.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광21시론
'지역신문이라는 한계는 막강한 권력에 주눅들고, 힘있는 집단에 휘둘리면서, 돈이 필수인 경영이라는 난제는 우리의 발목을 묶는 무거운 말뚝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고난과 고통을 감내하고 8년을 지켜왔습니다.(중략)'

이 글은 (주)영광신문의 박용구 대표이사께서 집필한 <진실의 편에서 살아있는 소식을 전하겠습니다>라는 제하의 지난 2월25일자로 발행된 창간 8주년 특집호신문 기념사중 일부이다.

80년대 중반까지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던 언론상황은 민주화운동의 영향으로 80년대 말부터 형식적 언론자유를 누리게 됐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에서 주로 운영되는 지역주간신문은 같은 언론이면서도 일간지라는 위세에 밀려 터부시되기도 하고 경영능력이 부족한 나머지 도태되기도 했다. 또한 지역주간신문은 더불어 가야 할 주민들로부터는 사이비언론이니 '그것도 신문이냐'는 비아냥속에 위상정립에도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영광도 기존 지역신문이 모습을 보였다 사라지는 사례는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2002년 10월 창간한 본지는 기존에 있던 영광신문이 미지의 험난한 자갈밭을 걷다시피하며 개척해 형성한 지역신문시장 덕에 조금 더 어렵지 않게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 사실이다.

오늘날 언론시장 상황은 고전적 언론매체의 생존을 급속히 위협하고 있다. 중앙언론매체는 물론이고 지방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어려움의 강도는 더 세다. 오히려 시장의 영향력이 언론매체의 공존공생의 연대활동을 부추길 정도다.

하지만 영광의 상황은 어떠한가. 사실 본지가 창간된 이후 시장진입을 위한 고충은 기존 영광신문보다 덜 어려웠을 것이기에 굳이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어찌보면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언론종사자의 현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들이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존중마저 안하무인격으로 짖밟는 형국이다.

물론 경쟁을 하다보면 상대에 대해 술자리 같은 공간에서는 속칭 '술안주'감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까지 이러한 술안주감이 연장된다면 어지 볼 것인가.

지난주 본지와 영광신문은 하루 간격으로 지역내 모 업체의 행사광고를 동시 게재했다. 해당 업체의 행사에는 본사가 후원사로 돼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다음날 발행된 영광신문의 광고에서 본사명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과연 실수였을까.

영광신문은 어떤 근거로 자사신문에서 본사명을 제외했는지 묻고 싶다. 또한 본사명을 제외하기에 앞서 해당 업체와 사전 논의가 돼 있는지도 묻고 싶다. 이런 일은 비단 이번 만이 아니다. 바로 1년전 똑 같은 업체의 똑 같은 행사에서도 불거진 일이었다.

특히 이 같은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나 존중없는 태도는 광고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다. 2년전 영광군의회의 외유성 해외연수에 대한 비판기사를 동시에 보도하자고 보조를 맞췄던 영광신문의 박용구 대표이사는 본지보도 이후 자사신문에서는 보도하지 못한 뒤에도 이에 대한 일말의 말도 없던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언론보도는 해당 언론사가 지향하는 편집방향이 있기 때문에 기사를 어떻게 보도하는지, 보도유무에 대한 그 판단은 독자 몫이다. 하지만 광고주의 값비싼 경제적 부담아래 게재되는 광고에서 마저 사전논의나 어떠한 설명도 없이 자의적인 게재를 했다면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앞서 언급한 '진실', 과연 그 '진실'은 무엇인가.
상대에 대한 존중을 굳이 구걸하지는 않겠지만 같이 가야할 지역언론매체로서 못내 아쉬운 대목이다.
김세환 팀장 kimsh@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