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새로운 건축물이 신축됐다. '농성장'이라나? 그럼 여관이 또 늘었단말인가?
바로 핵폐기장반대영광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가 살림을 차리고 장기투쟁에 들어간 군청앞 천막을 부르는 말이다.
며칠전 잘못 걸린 전화 한통화에 농성장 사람들은 웃겨서 뒤집어 지는 줄 알았다.
"거그가 △△가게 아니다요?"
"아니어라우 여그는 농성장 인디요"
"워메 영광에 농성장이라는 여관이 은제 또 생겼으까이~~~"
하긴 따뜻한 난로에 뜨거운 열정 가진 이들이 고향사랑으로 똘똘 뭉쳐있는 곳이니 여관방이 부러우랴? 농성장 수칙에 보면 식사만 본인이 해결하면 잠자리도 공짜란다.
잠자리 어려운 군민들이여 '농성장'을 애용하자.
서로 농성하겠다고 싸우지 말자
농성장이 짜임새 있게 돌아간다. 벌써 3월말까지 농성일정이 꽉 들어차 있다. 이미 천주교 영광교회, 장애인협회, 전교조가 순번을 채웠고 백수비대위를 시작으로 각면별 대책위가 3월 농성일정을 빈틈없이 채워놓았다. 봄 볕 따뜻해지니 마음 바빠진 농민들 순번 먼저 타려 애쓴다.
400일 농성계획표 속에서 농성에 참여한 군민들은 각단체의 특성에 맞게 농성장을 이끌어 간다. 오전8시30분까지 도착해 밤11시까지 농성하는 동안 밀린 회의도 하고 토론도 하고 공부도 한다.
농성장에 드나드는 이들이 매일 바뀌고 여전히 머리띠 벌금 1,000원으로 소란이 끊이지 않지만 농성장은 영광군민의 안방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때는 봄날 아니던가? 비장함속에 따사로운 한가함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농성장 새단장
입구를 차지하고 있던 안방이 뒤편으로 물러나고 농성조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문앞으로 옮겼다. 의장단, 실무진 등 상시적인 활동 공간을 뒤편으로 물리면서 한층 쾌적한 면학(?) 분위기가 만들어 졌고 집안꼴을 갖추어간다.
농성장 살림꾼인 사무국장은 드디어 옷걸이 제작까지 주문한다. 천막에 못을 박을 수도 없고 젓가락을 이용해 만들어 보란다.
컴퓨터도 새것이 들어오고 사이버에도 새집을 지어 홈페이지가 개통했다. 자랑같지만 울진,고창, 영덕것에 비교해봐도 아니 서울것 보다 잘 만들어 졌다는 자화자찬이 가득하다.
이제 투쟁, 승리만이 우리앞에 남아있는 것 같다.
- 농성장 지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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