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특별기고 -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 영광21
  • 승인 2022.07.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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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배려로 지난 아픔 승화시키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전국 군단위 최고 … 위령사업 지속돼야 

 

70년의 세월 어찌 순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내 아버지, 어머니가 어찌하여 세상을 떠나셨는지도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슬픔과 비통을 눈물보다는 가신 님의 영면과 남은 자들의 화해와 협력으로 승화하기를 다짐하면서 슬픈 영광의 역사의 과정을 적어두고 싶었습니다.
4대 종교의 성지인 영광은 자비와 사랑, 배려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지역인데 왜 6·25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가 전국 군 단위에서 가장 많았을까요? 
그리고 1952년 공보처 통계국 조사자료에는 영광군내에서 발생한 희생자가 2만1,225명,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제1기에 전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에서 위탁해 2008년 조사된 자료에는 4,402명, 2015년 영광유족회가 조사 확인된 자료는 5,498명으로 기록돼 있어 희생자들의 숫자가 각각 다르게 발표됐습니다. 
1952년 희생자 수는 영광에 거주지가 아닌 타지역 출신까지 포함해서 2만1,225명이며 2008년 조사자료는 영광지역 연고자이지만 희생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끝맺음이 미비한 상태에서 제출된 보고서였기 때문입니다. 

위의 사실을 알게 된 한국전쟁 전·후 영광지역 민간인희생자유족회는 2015년 영광지역 출신 공무원 은퇴자 8명이 군청의 지원을 받아 읍·면사무소와 각 마을을 직접 방문해 조사된 자료이기 때문에 1952년 자료와 2015년 희생자 수가 다른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와 같이 조사된 자료를 분석하고 확인된 결과 영광지역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가 많은 원인을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영광지역의 지리적인 특징이 동쪽으로는 산악이고 서쪽으로 서남해안을 끼고 있었기에 좌익세력의 집결지가 되고 영광을 통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갈 길목으로 적당한 곳이었기에 희생자가 많았습니다.
둘째, 시대적으로 사상이 다른 무리를 향한 무차별한 토벌 등의 잔인한 보복 활동이었습니다. 
셋째, 지역적인 여건상 수도에서 먼 곳으로 인천상륙작전 후까지 장기간 수복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여러 원인과 갈등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에 많은 희생자들의 맺힌 한을 그냥 묻어버리고 지내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많기에 2010년 유족회가 결성되어서 영령들을 위한 위령제와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따라 군민과 유족회의 뜻은 여러 방향에서 긍정적으로 느껴져 2014년 12월 영광군의회 의원인 장기소 의원이 민간인희생자유족회 지원 조례를 발의하고 논의한 결과 제정돼 활발한 유족회 지원의 틀이 마련돼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세계의 정세는 수없이 변화돼 어제의 원수인 국가가 오늘날은 상호 교역 국가로 교류하는 현실에서 미래를 향해서는 서로 배려하고 서로 화합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2015년 한국전쟁 전·후 영광지역 민간인희생자유족회가 영광지역 희생자 조사 이후 유족회 추모사업으로 위령탑과 추모정 건립을 위한 기초조사로 영광군내 읍면, 재경·재광향우회 인사들의 의견을 받아본 결과 화합 차원에서도 반드시 위령탑과 추모정이 세워져야 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2016년 10월28일 한국전쟁 전·후 영광지역 민간인희생자유족회는 위령제를 앞두고 위령사업에 대한 위령탑 건립 취지를 지역신문에 유족회장인 본인이 기고했더니 원불교 영광교구에서 위령사업의 종잣돈으로 거액의 2,000만원을 기탁해 주셔서 위령사업이 활발히 전개됐습니다. 특히 김준성 전 군수와 군의원들의 군비 지원 협의와 영광군과 유족회간의 5차례 협의 결과 군단위 최고의 위령탑과 추모정을 한국전쟁 71주년을 맞이한 2021년 10월21일 위령탑 및 추모정 제막식을 가졌으며 추모정 현판식은 2022년 6월23일 성대하게 마쳤으니 군민과 유족들은 참으로 감개무량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유족회 사업은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우리 영광지역 민간인 희생자들이 진실규명을 받지 못한 분들을 빠짐없이 조사해 진실규명을 받도록 하고 영광지역에 거주하며 희생된 분들의 명단을 새긴 인명석을 위령탑 주위에 건립하는 일과 이러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사무실을 마련하는 중대한 사업이 유족회의 남은 과제입니다. 
지방자치 제8기 강종만 군수와 제9대 영광군의회 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화합된 군민의 노력이 모든 문제해결의 길이라 염원하면서 이 사업이 기필코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한국전쟁과 같은 뼈아픈 동족상잔의 피비린내 나는 어떠한 전쟁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평화 유지를 위해 화합하고 배려하는 군민들의 탁월한 정신을 발휘해 살기 좋은 1등 고장 군민으로 지난 과거를 잊고 새롭게 빛나는 영광발전에 매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정한상 회장 
한국전쟁 전·후 영광지역 민간인희생자유족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