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울린 3보1배 제안은 영광농민
홍콩 울린 3보1배 제안은 영광농민
  • 영광21
  • 승인 2005.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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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WTO각료회담 무산위한 8박9일 원정투쟁기 ①
격정에 찬 농민들 바다위에서 '농민가'…"모든 권력은 민중에게"

"알면 병이 되고 모르면 약이 된다"는 이상한(?) 속담이 예부터 전해져 온다.
왜 백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어가며 또한 차디찬 감옥을 두려워하지 않고 영광의 농민을 대표해서 16명의 농민이 홍콩으로 가지 않으면 안되었을까?

"쌀수매제를 재실시하라" "쌀소득보전직불금을 인상하라" "농업보조금 정책을 확대하라" 2005년 우리는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WTO(세계무역기구)각료회담이다. 또한 WTO를 배후조정하며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극대화하려는 미국이 도사리고 있다. 비참하게도 한국 농민의 목숨줄을 우리정부가 아닌 WTO와 미국이 쥐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이 무능한 정부의 농업정책을 알고 있기에 우리 농민들은 병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홍콩에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미국 주도의 WTO DDA협상을 파탄 냄으로서 이후 WTO의 붕괴와 미국의 몰락을 강제해 민족농업과 식량주권을 사수하여 우리 농민들의 최소한 삶을 보장받는 명약을 처방하자는 것이다.

수백만원 들여 홍콩까지 원정길
이번 홍콩 WTO DDA협상은 크게 농업협정, 서비스협정, 지적재산권협정, 비농산물 시장 접근 등 4가지 의제로 나뉘어져 진행되어졌다.

농업협정은 농산물 관세를 낮추고 국가의 보조금을 축소해 시장 지향적인 농산물 무역체제를 수립하자는 것인데 이는 토지와 식량에 대한 통제권을 초국적 농기업에 집중시켜 이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어 농민들에게는 소득 감소, 부채급증, 토지에 대한 권리 박탈을 가져오며, 민중들의 식량에 대한 접근권을 박탈하고 유전자조작식품의 거래를

자유화하여 민중의 건강을 위협하고 서비스협정은 교육, 의료, 물, 에너지, 통신, 종자, 유전 등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의 무역장벽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이는 민중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누구에게나 공급돼야 할 필수 서비스가 사유화, 개방돼 공공서비스에 대한 민중의 접근권을 박탈시킨다.

지적재산권협정은 역사적인 지적재산권 협정들을 망라, 초국적 자본에게 무한한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고 미생물과 식품종에 대한 특허도 보장하여 초국적 제약자본의 이윤을 우선시하여 값싼 약 공급을 불가능케 하고 농민들의 종자에 관한 권리, 원주민들의 전통 지식에 관한 권리를 박탈시킨다.

헤엄쳐 회의장 행 아이디어 기발
13일 가벼운 아침식사를 마치고 간단한 한국 농민, 민중결의대회를 마치고 비아깜페시나 국제농민 결의대회를 참석하였다.

약 2,500여명 전세계 회원들의 결의대회에 노동자(이주노동자), 민중들의 참여속에 개막투쟁을 전개하며 거리행진을 시작해 홍콩 시각으로 오후 4시경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1백여명이 컨벤션센터가 바라보이는 바다로 몸을 던져 컨벤션센터앞 50여m 직전까지 헤엄을 쳐서 각료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투쟁단은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며 물속에 뛰어들어서 "WTO 박살내고 우리농업 살려내자", "우리농민 다 죽이는 WTO를 박살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격정에 찬 몇몇 농민들은 바다위에서 농민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5일 점심식사후 국제농민연대조직인 비아 캄페시나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의 홍콩원정투쟁단 1,000여명은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인근의 카고 핸들링 에어리어까지 3보1배로 행진했다. 한국민중투쟁단의 대표단 뒤로 3보1배라는 상징의식을 제안한 영광이 선두에 섰다. 그 뒤로 비아캄페시나와 해외민중투쟁단, 또 그 뒤로 청년 학생 노동자 빈민 민중들의 대오가 이어졌다.

홍콩 시민들의 마음울린 3보1배
홍콩의 학생들은 "고행의 길이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전했으며, 노동자들은 "TV로 봤을 때와 다르다. WTO가 민중에게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홍콩이 농업도시였고, 농업개방이 되는 상황이었다면 나 역시 한국농민들과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3보1배 행진을 하던 중 많은 홍콩 시민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으며, 20분 행진 뒤 5분 쉬는 과정에서 물을 건네주는 시민도 있었다.

다음회 계속
장영진 사무국장(영광군농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