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이낙연 국회의원 신년 인터뷰
2005년 12월 국회의 화두는 세 가지다. 농민, 폭설 그리고 사립학교법이다. 다시 둘로 나뉜다. 농민 2명이 죽었고, 폭설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형이다. 하지만 사학법 개정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미래형이다.
허나 국회는 공전중이다. 농민들의 가슴만 터질 지경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올해 12월도 숨가쁘게 넘어갈 모양이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의 12월도 분주했다. 와중에 이 의원은 지난 24일 좋은 선물을 받았다.
리서치 전문회사 마케팅인사이트는 만 19세 이상 9만1,8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의정활동이나 지역구 활동을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얼마나 만족하느냐'는 설문에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표기하도록 하고, 이를 다시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조사에서 이 의원이 65.6점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한명의 국회의원으로, 올해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27일 신년인터뷰를 통해 이낙연 의원의 2005년의 지역, 의정, 정당활동을 차분하게 돌아보았다.
지역구 국회의원 243명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의원으로 나타났는데
뜻밖의 과분한 결과다. 주민 여러분께 또 한 번 빚을 진 것 같다.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았는데, 그래서 스스로도 나의 활동이 성에 차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렇게… 더 큰 빚을 진 느낌이다. 이 빚을 반드시 갚아야 된다는 생각이다.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 시급한 안건이 꽤 많다. 민생과 직결된 예산안, 이라크 파병 모두 올해를 넘기면 안 되는 사안인데도, 국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사립학교법을 강행 처리한 여당 책임이 크다.
한나라당 반발은 뻔히 예상됐던 문제 아닌가. 결과적으로 국민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어쨌든 이렇게 된 이상, 책임 있는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정파가 동참하길 기다리며, 해를 넘길 수 없지 않은가.
소수정당이 겪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민주당은 그냥 제3당이 아니다. 국정 경험 있는 야당 아닌가. 책임 있는 대안을 내고 파국을 예방했어야 하는데, 그런 일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그만큼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의 대치 전선이 가파르다. 중재의 여지가 없을 정도다.
쌀 비준안 처리가 대표적 예다. 홍콩 WTO 결과를 보고 해도 늦지 않다고 했는데, 사립학교법은 또 어떻나. 일단 신입생을 받고 나서 보자고 그랬는데도… 대단히 안타깝다. 민주당 입장이 어렵다. 굉장히.
올해 결산을 해보자. 우선 지역구활동의 아쉬움과 보람을 각각 꼽는다면
영광~광주간 4차선 도로 확장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안타깝다. 영광~함평 구간만으로 연내 확장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그것마저 폭설 때문에 늦어졌다. 반면 칠산대교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큰 보람이다. '그 다리가 어느 세월에 지어지겠느냐', 참 걱정이 많았는데… 건설교통부에 38건이 올라왔는데, 그 중 2건만 합격됐다. 그 중 하나가 칠산대교 아니냐. 기분이 상큼하다.
혹시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이것 하나는 꼭 이루겠다'는 공약이 있는가.
전라남도는 다른 어느 지역도 갖지 못한 자산을 갖고 있다. 바로 해안선이다. 국토 해안선의 50%가 전남 지역에 있다. 서남해안 일주도로인 국도 77호선의 시발점이 바로 영광이다. 영광 해안선을 중심으로 관광벨트를 완성하는 것이 제일 큰 꿈이다.
해수 온천 타운을 조성하고, 염산 쪽으로 백바위 리조트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노을전시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곳 석양이 굉장히 아름답다. 깨끗한 바다 위에 보기에 딱 좋은 최소한의 섬이 보일락말락한다. 백수해안도로에서 본 사계절의 노을 사진전, 가장 아름다운 석양 장면들, 그리고 명화나 소설 속의 노을 장면도 볼 수 있도록 한다. 2월에 착공하는데, 내년 중 완공될 것이다.
그리고 법성항이 개발되면 7만평에 이르는 인공섬이 조성된다. 2007년쯤 중반쯤에 매립이 끝나고 분양이 이뤄질 것이다. 여기에 깨끗한 회집 등이 들어서게 되면, 주말에 외지인들이 많이 와서 식사를 할 것이다. 법성이 굴비로 좀 또 유명한가.
(종이에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인공섬 타운과 바닷가 사이에 녹지를 조성한다. 시멘트나 잔디만 깔아서는 안 된다. 나무 한 그루 심기 운동을 벌여 숲을 만든다. 술 한잔 씩 드시고 숲 속 산책을 마치면 바닷가다. 어두컴컴한 바닷가는 매력이 없다. 뭔가 장치가 필요하다. 건너편 제방에 가로등을 설치한다. 아마 멋진 야경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한국의 나폴리가 되는 것이다.
의정(입법) 활동의 경우는 어떠한가
6년 전에 함평양민학살 특별법안을 냈었다. 그런데 올해 과거사기본법이 통과되면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분들의 한을 풀어 드릴 수 있는 길이 55년만에 열렸다. 짐을 하나 벗은 것 같다. 기분이 좋다.
정당활동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리고 내년 목표는
올해 지지도가 6.5%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한 자리수에 머물렀다. 아쉽다. 하지만 호남 지역 재보궐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방 선거 승리를 위해 중도 개혁 세력의 대결집을 이뤄내는 것이 내년 정당 활동의 가장 큰 목표다.
너무 국회 안에만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조금 넓게 보겠다. 국민을 직접 상대해서, 정치판 자체를 다시 만드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 내년에 중도 개혁 세력의 재통합을 이뤄내지 않으면, 역사가 꽤 왜곡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요즘 국민들이 참 답답할 것 같다 황우석 교수 사태로 그나마 좋은 소식도 사라져 버리고, 폭설로 피해가 극심한 지역이 너무 많다. 우울한 연말이다. 새해를 맞는 주민들게 한 말씀
사상 최악의 폭설이다. 피해 지역을 돌아다녔다. 거의 전쟁터처럼 참담하더라. 주민들을 만나봤다. 차마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 공교롭게도 전통적인 영농에 안주하지 않고,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려던 분들의 타격도 심하더라.
빚을 얻어 어렵게 만든 시설인데… 제일 안타까웠다. 그리고 어떻게든 수습은 된다고 하자. 또 빚을 얻어 복구를 할텐데, 그럼 결국 농가 부채는 또 늘어날 것 아니냐. 이번 폭설로 생긴 상처는 꽤 오래 남을 것 같다. 어떻게든 이겨냅시다. 그리고 다행히 피해를 면한 이웃들이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
끝으로 영광21과 여의도통신에도 하고 싶은 말은
기존 신문들은 일방통행식 보도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 이 약점을 커버하고 있다고 본다. 소비자 맞춤형 뉴스를 제공해준다고 할까. 이는 구독률이나 독자수와 관계없이 발휘할 수 있는 대단히 큰 장점이다. 물론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밀착형 저널리즘의 영향력을 발휘하길 바란다.
영광21 / 여의도통신 =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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