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투쟁 영광에서만 농민에게 10억원 환원"
"쌀투쟁 영광에서만 농민에게 10억원 환원"
  • 김세환
  • 승인 2006.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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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아스팔트농사 수확한 영광군농민회 정정옥 회장
"지역농협, 고통분담과 진실한 대화 필요…농업 포기하면 지역 전체 공멸"

지난주부터 공공비축미 수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그동안 공공비축제 거부를 위한 나락적재투쟁에 참여한 전체 농민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모범적으로 투쟁하신 그 분들이 있었기에 나락적재투쟁이 10월17일부터 진행된 약 3달간 힘차게 진행된 것 같습니다. 어렵고 힘든 와중에서도 군을 비롯해 각 읍·면에서 참여해 준 농민뿐 아니라 관심을 쏟아준 지역주민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이번 지역의 쌀투쟁 결과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한 성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먼저 정부가 지난해초 수매제를 폐기하고 소득보전직불제를 시행하며 농민들에게 쌀값이 하락하더라도 17만원은 보장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이에 많은 농민들과 일선 공무원, 농협직원들이 정부 발표에 동조해 이를 바로 알려내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8월 이후 본격적으로 마을교육 및 대농민선전 진행으로 정부 발표의 허구성을 알려내어 나락적재투쟁을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농민들이 최초로 정부가 시행하는 공공비축제 전면 거부투쟁을 단 한명의 농민들도 수매에 응하지 않는 성과를 내었습니다.

공공비축제 전면거부투쟁을 발판으로 농가안정자금 30억원 확보, 농협자체매입자금 1조원 확보, 산물벼의 전면 포대벼로의 전환, 100만석 추가매입확보 등 성과를 내었습니다.

공공비축미 수매 금액 등의 결정은 어떻게 합의됐는지 궁금한데요
먼저 정부가 추진한 공공비축제는 두 가지 방식으로 산물벼와 포대벼로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산물벼 수매가격은 지역의 시가를 기준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우리 지역으로 봐서는 포대벼 수매와 가격차이가 무려 한가마당 7,350원의 차이가 발생돼 전체물량을 포대벼를 전환했습니다. 그래서 약 10억원의 손실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금액은 지역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엄청난 금액입니다.

또한 추가매입 백만석과 야적물량에 대한 추가배정으로 약 5억원 정도의 손익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쌀수매제가 폐지돼 우리 농민들의 피해액은 무려 약 40억원이 발생됐다는 점입니다. 왜 우리농민들이 공공비축제를 거부하고 쌀수매제 부활을 요구했어야만 했는가 하는 이유입니다.

현재 공공비축미 수매결정과는 별도로 농관련단체 및 농협 등과도 계속적인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현재 각 농협에 자체계약 물량 및 RPC 매입, 출하 현황요구와 2005년 결산현황 및 손익부분공개, 직원봉급 수당 상여금 지급내역 공개, 쌀값하락에 따른 조합별대책 안 공개, 자체매입 무이자자금 집행내역 공개 등을 요청했습니다.

이 공개현황을 바탕으로 자체 계약물량 가격을 40kg 조곡 한가마당 47,000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요구한 자료를 아직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당부분 끈기를 가지고 농협과 대화중에 있지만 상당부분 농관련 단체와 대치하는 지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흡하게 밝힌 RPC매입, 출하현황과 밝히기를 꺼려하는 직원봉급, 수당, 상여금 지급내역은 많은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고통분담과 함께 성실하고 진실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몇차례의 요구를 지역농협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벼값은 물론 대대적인 농협개혁을 통한 구조를 바꾸는 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지금 많은 농민들이 농협에 대한 불신이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될 것입니다.

수매제가 폐지되고 공공비축제가 도입돼 첫 수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당초 우려했던 내용과 현실은 어떻습니까
수매제 폐지이후 영광지역 평균가격이 40kg 한가마당 약 9,000원이 하락했습니다. 영광 전체 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137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입니다. 물론 변동형 직불제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실제 거래가격만을 단순 비교할 때 나타난 수치지만 2년 이후 목표가격을 재설정할 때 적용한다면 엄청난 타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쌀값 하락으로 농지값이 약 150억원 가량 하락됐습니다. 농지값 하락은 쌀값하락과 동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3월 수입쌀 시판 더불어 정부의 한미FTA가 가속화되면 급속한 쌀값하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쌀협상 비준안 국회통과는 국회 통과이전에도 대세론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것이었지만 쌀투쟁의 지역적 전국적 성과와 한계를 평가해 주십시오
국민적 공감대는 70%가 쌀개방은 반대했습니다. 그렇지만 국회는 이를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농관련단체의 대국회투쟁 전술도 문제있지만 지자체 및 농협 각 선출직 의원 등 또한 상당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역경제에 이처럼 엄청난 피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응수준은 각 마을의 이장보다도 못한 수준을 보여 줬습니다. 전체 농민들의 사선을 넘나드는 투쟁 속에서 왜 우리가 정치세력화를 해야만 하는가를 절실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전국적인 농업문제와는 별도로 새롭게 변화된 농촌현실과 관련해 행정이나 농관련 기관 등에서 지역적으로도 준비해야 할 사안들은 무엇입니까
지역농업 발전의 각종 혁신이나 컨설팅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 농민들이 그 동안 제기해왔던 각종 문제들을 정말 진지한 자세로 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입니다. 지금 얼마나 닫혀있는지도 모른 현실을 인정하며 변화는 현장에 있는 농민들의 입에서부터 나온다는 평범한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쌀투쟁 이전 지역 농관련단체가 연대회의를 구성해 농업현안에 공동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쌀투쟁과정에서는 연대회의와는 별도로 개별 움직임이 나타났는데요

어떠한 투쟁도 수단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성과는 자기조직의 헌신과 끊임없는 노력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아직은 이러한 서로의 조직과 자기조직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이 연대회의에 결속을 떨어뜨린 것 같습니다.

중국의 등소평이 흑묘백묘론를 이야기했습니다. 농업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는 모두가 지켜야할 화두입니다.

쌀문제가 단순한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 나아가 국가적인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잇습니다. 그러나 쌀투쟁 과정에서 일반 주민들의 호응을 제대로 이끌어 내오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던데 현장지도부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농관련단체의 한계라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 공공비축 수매거부 투쟁을 하면서 영광읍 자영업자들이 군수에게 빨리 수매를 해줄 것을 요구했답니다. 그 이유는 농민들이 돈을 풀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이중성은 신자유주의체제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더 가시화 될 것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영광에서는 농업을 포기하면 모두가 공멸한다는 공존의 법칙을 지키자는 것입니다.

지난 총선에서도 농민회 등은 일정한 자기목소리를 냈는데 오는 5월 지방선거에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주목되는데요
아직 쌀투쟁를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쌀투쟁 이후 총회를 준비하며 정치세력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체계를 갖추려 합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각 후보들 간 지역농업에 대한 구체적 발전계획을 제시하는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견인해 내도록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