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21 시론
영광군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IP 비공개로 전환·운영돼 주민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인터넷(온라인)의 자유게시판 또는 여론광장을 이용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개진은 개인용 컴퓨터 보급 혜택 중 하나다.
여기에서 파생된 다양한 의견개진은 기존의 오프라인 언론매체가 갖는 한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접근성이 쉽고 속보성 그리고 쌍방향 의사통로 기능은 인터넷에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이다.
특히 폭로성 의견은 기존의 신문이나 방송매체가 갖는 한계에 대한 대안기능을 수행해 때로는 오프라인 상에서 확대 재생산되기도 한다.
그러나 게시되는 의견의 책임과 신중함이 오프라인보다 뒤쳐져 한편에서는 부작용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영광지역 관내로 한정해 영광군이라는 공공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볼 때 필자는 자유게시판의 익명성을 주장하는 사람중 하나다. 인터넷 문화가 아직은 저급한 지역여건에서 활성화의 싹을 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언론매체 종사자로서 언론기능과 관련해 특정사물을 스스로 성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좁은 지역내 사회적 관계에서 언론매체가 가질 수 있는 한계를 알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어찌 보면 언론매체의 사각지대 또는 기존 매체에 대한 견제장치로 인터넷이 한몫을 해야 한다는 지향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영광군이 의욕을 갖고 추진한 인터넷상의 '군민토론방'과 기존의 '자유게시판'을 보면 실명제 운영여부에 따른 장단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처음부터 의견에 대한 책임성에 무게를 둬 실명제로 운영될 경우 애초 의도와는 달리 저조한 이용은 눈에 선하다. 익명성을 전제로 할 때도 운영초기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인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인터넷 이용자들의 양식과 자체 정화기능을 믿고 있기에 이를 주장한다.
그런데 최근 군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의견들을 접하다보면 자괴감을 갖곤 한다. 공적비판과 감시기능, 언로라기 보다는 개인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과 비아냥거림, 욕설 때문이다.
급기야 이달 들어서는 인터넷상의 글이 수사기관에 고소되는 사태로 이어진 것은 군 인터넷상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공직사회의 모 간부는 인터넷 자유게시판을 '화장실의 낙서판' 심하게 이야기하면 '쓰레기'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자신있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는 현황이지만 인터넷의 순기능에 무게를 두는 입장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역내의 인터넷문화가 정착됐다기보다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공인과 공적기능을 가진 단체·기관에 대한 비판과 이의 수용은 열린 사회일수록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공적인 내용이 아닌 사적인 자리에서나 할 수 있는 내용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은 올바른 인터넷문화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네티즌의 표현대로 군 홈페이지는 영광의 얼굴이다. 이곳의 이용자는 영광지역 주민만이 아니다. 향우일 수도 있고, 영광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이들일 수도 있다.
네티즌들의 건강한 양식과 정화기능에 기대를 걸어 본다.
김세환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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