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주어진 10년, 잃어버린 10년 되지 않게 하자
새롭게 주어진 10년, 잃어버린 10년 되지 않게 하자
  • 영광21
  • 승인 2006.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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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서 우리 농업과 농촌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각종 통계자료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약하다. 통계자료만을 보고 농업이 우리 경제에서 무슨 의미가 있느냐, 경쟁력없는 농업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일부 흘러나오고 있다.

과연 그럴까? 많은 선진국의 경우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왜 농업부문에 그리 많은 투자를 하였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은 경제원칙에 입각한 외부효과에 있다.

우리가 짓고 있는 벼농사로 인해 쌀을 생산할 뿐 아니라 탄산가스를 흡수함으로써 대기정화에 기여하고 빗물을 저장해 홍수를 예방하기도 한다. 또한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농업이 주는 외부경제효과인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농업의 다원적 가치가 연간 28조3,000억원으로 농업 총생산액의 1.4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고 이러한 이유로 한국사회에서 농업이 갖는 가치는 새롭게 조명돼야 하고 도시와 함께 농촌이 같이 성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도 농 균형발전을 위한 실천이 최근 열기를 더하고 있다. 1사1촌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1사1촌운동을 통해 기업과 농촌마을이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해 나간다면 개방화시대 침체된 우리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또한 기업들의 건강한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우리정부는 지난 2005년 논란 끝에 쌀비준안이 국회를 통과시켰다. 우리나라의 쌀과 외국쌀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정부는 쌀협상 비준대책으로 향후 10년간 119조원의 농업예산을 투입 농업구조조정과 쌀산업 경쟁력 확보를 약속했다. 그러나 농민들과 농업전문가들은 이같은 예산편성만으로는 우리농업의 체질개선을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협상 결과 2004년까지 10년간 쌀에 대한 관세화를 유예받았지만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쌀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실패했다. 이런 잘못은 정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정부와 농민들의 강압속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여러가지 부가합의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얻어낸 관세화 추가유예 10년 동안 쌀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유예기간이 끝나고 자동관세화로 전환됐을 때 우리 농업은 쌀시장 개방의 높은 파고를 이겨낼 수 없게 되고, 결국 파탄에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부터 어렵게 얻어낸 10년의 유예기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용해 쌀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것인지를 모두가 생각해야 한다.

또한 쌀산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쌀의 국내외 가격차를 줄여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예상되는 쌀농가의 소득손실은 소득안전망 대책을 통해 보전하되 구조적으로 쌀이 과잉공급된 우리 현실도 감안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인 쌀산업의 경쟁력 제고 못지않게 농민단체와의 갈등도 인내심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 정부와 농민단체의 극한 대립은 농민들의 뿌리 깊은 농정불신에서 비롯됐다고 생각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우리 쌀 농가들이 자구노력도 필수적이다.

새롭게 주어진 10년의 유예기간이 2번째의 '잃어버린 10년'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와 농민, 그리고 정치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 쌀산업의 미래가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황봉석<전국이·통장연합회 영광군지회장>